“이보은, 너와 난 어떤 사이인거냐?”
“……네?”
“그저 육체만 나누는 사이지.”
비아냥거림, 그의 입매는 비열하게 치켜 올라가고 차갑도록 어두운 그늘은 더욱 선명해졌다.
“그렇담, 네가 먼저 다가와 봐. 네 스스로 날 유혹해보란 뜻이다.”
흐트러짐 없는 그의 표정에선 미세한 떨림조차 느껴지지 않았고, 쓰라린 심장은 감쪽같이 감춰져 있었다.
너무도 뜻밖의 말에 그녀는 모든 것이 정지한 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음을 달라는 말도 아닌데 뭘 망설이지? 너의 주저함을 기다려 줘야 하나?”
그의 뒤틀린 심장은 잔혹함을 보이며 냉정한 이성으로 그녀의 족쇄를 잡아 당겼다.
보은은 시선을 떨구고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넌, 다른 자존심은 지킬 수 없어. 비참함 따윈 버려야 해. 마음만 지키면 돼. 그것이 네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이야.’

 *목록*

프롤로그
1.두려움
2.숨 막히는 시작
3.바다를 건너 온 손님
4.기다림
5.악연
6.헝겊대기 인형
7.의심을 두른 확인
8.행운이 되어가다
9.거짓 사랑이라도 원한다
10.위태로운 여유
11.배신
12.그의 정혼자
13.예기치 못한 방문
14.일 년 만의 재회
15.세상에서 가장 값진 선물
에필로그
태성과 유우카의 뒷이야기

*작가소개*

저 : 서율

저서로는 <무심한 남자 가슴 아픈 여자>,<두려움은 사랑이 되었다>,<야한 입술, 아찔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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