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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정애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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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께서 기도하신 보람이 있는 모양입니다. 이제 의식을 차리셨으니 조금 쉬시고 나면 괜찮아지실 겁니다. 달리 크게 다치신 곳은 없으시니까요.”
부군이라. 끝장난 약혼자에게 붙여주기에는 너무 거창한 호칭인걸.
“네, 감사합니다!”
지원은 눈을 번쩍 떴다.
“사모님 때문에 걱정 많으셨죠? 오늘은 가서 잠 좀 주무시고 오세요. 꼬박 이틀이나 병실에서 새우셨잖아요. 여긴 이제 저희가 있어도 되니까요.”
밝은 간호사의 목소리. 그리고 이어지는…….
“괜찮습니다. 모두들 너무 신경 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귀를 때렸다.
지원은 소리가 들리고 있는 쪽으로 고개를 획 꺾었다.
“여보, 괜찮은 거야? 응? 정신이 들어?”
얼음덩어리 하나가 등줄기를 쓰윽 타고 내려오는 느낌이었다.
“너무 안 깨어나서 걱정했잖아. 아픈 데 없어? 검사로는 아무 데도 이상은 없다는데. 어! 일어날 수 있어? 괜찮아? 왜 그래, 응? 지원아?”
침대 위로 벌떡 몸을 일으킨 지원은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욱신거리는 팔의 통증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어찌나 눈을 부릅떴던지 그녀의 눈동자는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지원은 마른침을 삼키며 힘들게 입을 열어 말을 끄집어냈다.
“누구……세요?”
생전 처음 보는 남자가 그녀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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