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같은 사랑, 2년의 행복. 그리고 사랑에 상처 받은 여자, 서이영. 그녀는 몸도, 마음도 전부 그의 것이 되길 바랐고 신현조가 제 마지막 사랑이라 굳게 믿었다.
“헤어지죠. 우리.” 서이영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다정한 표정과는 너무 상반된 말에 쉬이 머리가 돌지 않았던 탓이다. “어, 어째서?” “어째서라뇨? 아, 헤어지는 이유 말입니까?” “…….” “글쎄요. 그만둘 때가 되었으니까. 3년이면 길었잖아요?” 서이영은 절망했다. 진심이다. 이 남자. “현조 씨…….” 딱히 붙잡거나 하는 말을 꺼낸 것도 아닌데, 이름을 부르자마자 그는 곤란한 얼굴을 한 채로 서이영을 향해 돌아섰다. “내가 정리할 수 있었던 것처럼, 서이영 씨도 그러길 바랍니다.”
진심이 되기가 두려워 언제나 제 쪽에서 먼저 선을 긋고 정리했던 남자, 신현조. 마지막이란 말이 나올까 봐 두려워한 것은 언제나 그. 냉담함으로 포장된 두려움을 들키는 게 싫어서, 언제나 네가 나를 더 사랑하는 것처럼 믿게끔 했다. 어느 쪽이 더 사랑하고, 덜 사랑하는 게 언제부터 그렇게 중요한 일이 되었을까, 나는 언제나 네게 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