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에 들뜬 네 목소리가 날 흔든다. 지나가지 않는 계절이 또 내 발목을 잡는다. 그 뜨거운 열기가 날 집어 삼키고 있다. 기꺼이 삼켜질 거다. 서경이 네가 내 안에 심어 놓은 열병의 계절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그렇게 살아갈 거다.'
거부할 수 없는, 거부하기 싫은 그를 향한 욕망.
숨길 수도 없고, 숨기고 싶지도 않은 뜨거운 열정.
이 순간만큼은 온전히 그의 여자가 되는 거다. 그가 그녀를 원하는 동안은 그의 여자인 거다. 다시는 이런 순간은 없을 줄 알았는데 지금 그녀는 온몸으로 그를 받아들이고 있다.
문 하나 사이로 사람이 지켜보고 있는 아찔한 피팅룸에서 어서 빨리 벗어났으면 하는 마음과, 쾌락의 끝까지 닿고 싶어 미칠 것 같은 이중적인 마음이 그녀를 휘감았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허벅지 안쪽은 거센 불꽃으로 활활 타고 있었다. 어디선가 펑펑, 불꽃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쉽지만 여기까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