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내가 어떻게 할까. 가지고 또 가지면 네가 날 봐줄까?”
그가 그녀의 몸을 탐닉하면서 울고 있었다. 헐떡이는 숨결은 욕망이 아니었다. 한없이 다정했던 사람이 그녀를 잡고 싶어 이성을 잃었다. 주연은 순간 그의 목에 팔을 감을 뻔했다.
하지만 그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다. 그걸 인지했으니 일어나야 한다. 그를 거부하고 집으로 향해야 옳다. 하지만 그의 눈물에 그녀는 흔들리고 말았다.
딱 한 번만…….
주연은 그의 흐느낌에 그에 대한 그리움을 다 풀어놓고 싶었다. 그리움을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풀어내도 되지 않을까.
2권
“넌 참 쉬워. 마음을 주는 것도 쉽고, 남자에게 하룻밤을 내주는 것도 쉽고. 이별은…… 더 쉽고. 내가 그렇게 우스워 보여?”
끝내 갔다.
저 여자의 등을 보는 것이 그의 운명인가?
무슨 이런 엿 같은 경험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하게 될까. 한 여자와 이별을 하고 그는 삶을 꿈꾸지 않았다. 두 번째 이별이라며 떠난 여자를 어떻게 제 옆으로 돌릴 수 있을까. 마음속이 잔인한 상상들로 뜨겁게 들끓는다. 차라리 기억이 끊어진 상태가 나았다. 돌아온 기억은 지옥 불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온통 그를 분노로 잠식하게 만들었다. 첫 번째 이별보다 더 아팠다. 두 번째 이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