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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여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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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방,
나는 뜨거운 불임을 빤히 알면서도 그를 따른다.
내게 찾아와 발길을 멈추게 하고,
손을 잡아 주고,
미련하게 살지 말라고 충고를 해준 그를 돕는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나와 왜 결혼을 해야 하느냐고 묻고 싶지? 그 개자식의 마음에 아직 네가 남아 있기 때문이야.”
“말씀이 거치시군요. 듣기 거북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시면서 말씀을 너무 함부로 하지 말아 주세요.”
“아주 제대로 편을 들어 주는군. 왜? 개자식이라는 말이 마음에 안 들어? 이봐, 정신 차려. 감싸 줄 사람이 따로 있지, 널 버리고 네 어머니를 배신한 놈이야. 그런 놈을 감싸? 정말 제대로 미친 거 아니야?”

나의 가슴엔 비수가 꽂혔다. 어머니를 배신했다는……. 울컥 심장이 조였다.
그는 미묘한 미소를 곁들인다.

“얼굴이 이게 뭐야? 사진에선 꽤 그럴싸하더니만. 앞으론 몸 좀 챙겨. 그럼 내일 또 보자.”

『불나방들은 이제 부서진 날개를 펼치고 애련한 춤사위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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