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명가 백솔의 전략본부장 태서진. 그녀에게 느닷없이 연애를 걸어왔다. “난 연애를 깊게 하는 편인데, 희원 씨는 어떻습니까?” “예?” 식스센스에서 아동심리학자인 말콤이 어린 콜에게 ‘난 죽은 사람을 볼 수 있어요.’라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에도 이것보다 더 놀라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이제 그의 얼굴은 거의 닿을 만큼 가까웠다.
오글거림이 죄악으로 치부되는 시대에 살고 있어도, 연애는 달콤한 게 좋다. 하지만 이 남자? 낭만이 없어. “제 어디가 마음에 든 건데요?” “없는데. 전혀 마음에 안 들어.” 희원은 기가 막혀 허, 하고 헛숨을 토해냈다. 지금 장난하는 거냐고 묻고 싶었다. 사귀자고 한 건 그쪽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