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1팀 김윤 씨는 키도 크고 허우대도 멀쩡해 보이는데,
자세는 구부정, 더벅머리에 덥수룩한 수염도 모자라 두꺼운 안경까지.
답답하게 왜 그러고 다니는지 모르겠어요.”
그 널찍한 가슴과 어깨…… 확실히 허우대는 좀 많이 아깝지.
“김윤 씨 같은 사람은 남자 친구로는 절대 안 되죠!
일도 못하지, 우물쭈물 말도 더듬기 일쑤고, 리더십도 없고.”
휴……. 이런 한심한 남자가 왜 자꾸 신경 쓰이는 거야!
EH그룹 여직원들의 워너비, 옥지원 대리(32세).
그녀는 언제부턴가 사내 공식 찌질남, 김윤 사원(28세)을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욕망과 망상에 사로잡혀 환장할 지경이었다.
‘저 손이 내 가슴을 만지면 어떨까? 허리는? 그리고…….
내가 미쳤지! 너무 오랫동안 굶었나? 4살이나 어린놈한테 바보같이!’
결국 지원은 온갖 번뇌 끝에 술의 힘을 빌려 욕망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래, 한번 해 볼 테다! 이 남자랑.
“김윤 씨, 여자 친구 있어요?”
“아, 아, 아니요.”
“그럼 나랑 자요, 오늘! 나 그쪽 맘에 들어!”
그날 밤, 지원은 모두가 방치해 두었던 김윤이라는 원석을 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