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에 여분의 칫솔이 있으니 그걸 쓰도록 해요.”
“예상하지 못한 손님들이 늘 있나 보죠?”
그레이스가 물었다.
“언제 누가 내 집 문을 두드릴지 모르잖아요?”
빌이 윙크를 했다.
누군가 이 집에 찾아온다면 그녀처럼 한밤중에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와 함께 밤을 보내고 싶어 안달이 난 여자들이겠지. 갑자기 그레이스의 마음이 불편해졌다.
‘빌에게는 분명 여자친구나 약혼녀가 있을 거야. 없을 리가 없잖아? 그런데 왜 기분이 이렇게 안 좋은 걸까….’
그레이스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자신의 감정을 숨겼다.
“고마워요. 당신의 호의에 감사할 뿐이에요. 다만 우리가 여기 머무는 것이 당신과 당신의… 여자친구 사이에 문제가 되지 않았으면 해요.”
“걱정 말아요. 여자친구는 없으니까. 물론 약혼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