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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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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아버지와 문화부장관 어머니 사이의 독녀, 강희주.
“다른 사람을 만나도 상관없어요.
결혼에 대한 환상도, 그쪽한테 바라는 것도 없고요.
이 바닥은 소문이 빠르니까 그것만 조심해 주면 고맙겠네요.”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 현성의 후계자, 권세진.
“네. 첫눈에 반했습니다.
그래서 희주 씨랑 결혼했고 다른 부부들처럼 행복해지고 싶었어요.
이게 그렇게 잘못된 겁니까?”

봄 햇살처럼 따스한 남자와, 시린 겨울바람처럼 차가운 여자의
아슬아슬한 결혼생활이 시작되었다.


“나한테…… 왜 이렇게 잘해 줘요? 만날 밉살맞게 굴었는데.”
“글쎄요. 그러고 보니 이제는 미운 정까지 든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거 알아요? 희주 씨 웃는 거…… 정말 예뻐요.”
“……느끼해.”
그녀가 쑥스러운 듯 말하자 세진이 웃음 어린 말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이제…… 내 이름, 불러 줄 거예요?”
순간 지금껏 그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 준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무심했던 나…… 용서해 줄래요?”
“나 희주 씨한테 화난 거 하나도 없는데……. 그럼 이제 다 풀어진 거죠?”
끊임없는 자신의 생채기에도 불구하고,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가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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