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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랑채 아씨 홍주 기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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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신해윤
출판사 스칼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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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냄새. 피와 흙, 땀과 절규가 뒤섞여 그를 감쌌다.
지척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체온이 아군의 것인지, 적군의 것인지조차 구별하기 힘들었다.

그 순간 떠오르는 것은 그녀였다.
죽음의 위기를 목전에 두면 알 수 있다던 쉬운 답을 그는 마침내 찾았다.

보고 싶다. 그립다.

꼭꼭 숨겨 두었던 마음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왔다.
한 번만이라도, 다시 그녀의 얼굴을 제 손으로 감싸고 수줍은 얼굴에 입을 맞추고 싶었다.
홍주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한 번만…… 마주하여 안아 주시면 아니 되겠사옵니까.’

여기 있으니 그간 있었던 일들이 하룻밤의 짧은 꿈같았다.
그건 전쟁터에서 적을 베는 의현이나,
저 멀리 그를 그리워하고 있는 홍주나 마찬가지였다.

아직은 실감 나지 않는 이별.
홍주는 고개를 돌려 제 옆에 나란히 놓인 운혜를 보았다.

‘부디 괴로운 기억일랑 하나도 남김없이 지우시고, 저란 사람이 있었는지도 기억하지 마시어요. 곱고 참한 규수에게 다시 장가도 드시어요.
제가 못다 드린 마음까지 모두 챙겨 줄 수 있는 좋은 여인으로.’

그녀가 떠난 자리, 연주대 절벽 끝에는 주인을 잃은 다홍빛 운혜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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