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의 이야기==

"인간은 우리랑 달라서 물속에 오래 있으면 죽어. 그러니까 지금 빨리 숨 쉬게 해줘야 한다고."

청목이  인내 어리게 설명을 해주고는, 자신의 상처를 동여매기 위해 안에 입은 윗옷을  벗어 찢었다.

.....

" 으아아아. 내가 왜 이 골칫덩이한테 입까지 맞춰야 하는 거냐구우우."

그리고 재빨리 해치우고 잊어버리려는 사람처럼 청목이 바리의 가슴 부근을 손바닥으로 누르고는 바리의 입술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 바리의 언니 해월공주이야기==

"일 년 전 그대를 보자마자 마음을 빼앗겼어. 허나 그대를 테려올 방법은 이것밖에 없더군."

일 년 전? 해월공주는 도대체 일 년 전 남해용왕이 자신을 어디서 보았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재미있었나요? 당신에게 잡혀갈까 봐 노심초사 떨고 있던 나를 구경하는 게 참으로 재미있었겠군요."

해월공주가 잔뜩 날 서린 말을 쏟아냈지만......

남해용왕 적룡, 지금 이 순간 욕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자신을 끔찍해 아며 이를 간다. 처음 여인을 취하는 풋내기처럼 여체에  양물을 묻고 빠져나오질 못하다니. 처녀인 그녀를 살펴줄 여력도 없이 쾌락에 쫒겨 이리 밀어붙이다니, 그를 한갓 금수에 지나지 않는다 말했던 해월의 말대로 그야말로 금수처럼 날뛰고 있는 게 아닌가.

'해월, 너는 내 여인이다. 내 후계는 반드시 네게서 얻을 것이다.'

―작가 후기 中에서

…늙어버린 부모를 마주하고 방황은 다시 시작되었다. 부모가 병들고 늙고 죽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덤덤히 받아들여야 할 문제이건만 병들고 늙은 부모를 어찌 대해야 하는 건지 방법을 모르겠고, 그 누구도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공허감에 시달리며 기댈 곳을 찾았지만, 기댈 곳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바리가 궁금했다. 바리는 무슨 마음으로 그 길을 떠났을까, 무슨 마음으로 저승으로 다시 갔을까. 헌데 바리데기 설화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로 쓰인 게 대부분이어서 위로받고 싶은 내 갈증을 채워주지 못했다. 한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타인에게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찾고 있는 내 결핍도 채워주지 못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썼다.

*목차*

목지국막내공주傳-1권 목차

앞 이야기
1부 고기와 남해용왕
2부 갖신과 가락지
3부 목간과 가마꾼
4부 비늘과 옥함
5부 삼계회의와 침전
6부 두억시니공주와 꽃기름병
7부 동백꽃과 복숭아
8부 멍구럭과 미투리
9부 백호와 산삼

목지국막내공주傳-2권 목차

10부 검은 빨래 흰 빨래
11부 쇠풍경과 해동청
12부 열시왕과 저승지옥
13부 황천강과 삼신산
14부 한 이불과 잣베개
15부 미역국과 호박국
16부 약려수와 오방색 꽃
17부 아귀와 두 아이
18부 새 움막과 아흐레
작가 후기

*작가소개*

2003년부터‘연두’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써왔다.
만화콘티와 카피도 써왔지만 현재는 소설에만 집중하고 있다.
남녀의 사랑은 언제나 삶의 모든 것과 직결되어 있어서
쓸수록 쓰고 싶은 게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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