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사랑해 온 리아가 갑자기 헬레니아 왕국의 공주의 신분으로 격상되자 토비는 좌절하고 만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왕국으로 향한 토비는 리아가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략결혼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이자,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음을 깨닫고 그녀의 결혼을 저지하기 위해 헬레니아의 왕 앞으로 나서는데...

“정말 내 우정을 원해, 리아?”

“난….”
리아는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우아한 머리 모양과 보석 티아라도 개의치 않고 리아는 토비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
11년간 그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혀끝까지 밀려 나왔다.
‘당신을 원해요.’
말은 꺼내지 못했지만 그 말의 반향이 몸 속에 울려 퍼졌다. 토비도 그 말없는 속삭임을 들은 듯 그녀에게 바싹 다가들었다. 그녀의 드레스가 그의 셔츠에 스쳤다.
얼굴을 돌리니 그녀의 입술이 그의 귓가에 닿았다. 리아는 두 사람을 감싸고 있는 마법 같은 분위기를 차마 깨기 싫었다.
“당신은 누구예요?”

토비가 그녀의 얼굴을 돌아보았다.
“내가 누군지 너도 알잖아.”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뺨이 그의 뺨에 닿았다.

“날 알잖아. 널 위해 무슨 짓이든 했던 남자. 오로지 너만을 위해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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