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튈지 예상할 수 없는 남자, 지현우.
주문한 적도 없는 택배가 도착했다.
그런데 반품도 안 된다니!
아니지, 이런 것을 반품했다가는
손목에 은팔찌, 발목엔 전자발찌가 채워질지도 모른다.
백번 양보해서 옷을 빌려 주겠다는데 이 여자는 뻔뻔하기가 철판보다 더 했다.
“진짜 미안한데요, 그러지 말고…… 옷 좀 사다 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지금은 지갑이 없는데, 꼭 갚을게요. 네?”
“지금…… 장난해? 난 지금 굉장히 참고 있는 거야.
그쪽이 오늘 아주 운이 좋은 거라고. 당장 안 꺼지면 경비 부를 줄 알아!”
그렇게 버럭버럭 소리쳤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잠시 후 현우는 여성의류 매장에서 옷을 고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어리바리해도 할 말은 다 하는 여자, 윤지원.
여자 아홉수는 없다는 말,
이 남자 때문에 믿을 수가 없다!
영수증 한 장 때문에 을이 될 수밖에 없었던 굴욕의 발렌타인데이!
그의 제안은 상상했던 범주를 넘어서고 있었다.
“노예요? 그러니까, 시키는 건 뭐든 하는 그 노예요?”
“그쪽이 말하는 ‘뭐든’의 뜻이 어마어마한 19금 같은데,
자유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 위험한 상상을 하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설마 진짜 족쇄라도 채울까 봐 그래? 상상력은…….”
“자기가 그렇게 상상하게 만들면서!”
잘못 보낸 폭탄급 택배물의 수취인은 누구?
개봉 후 절대 반품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