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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 김희선 |
출판사 | 베아트리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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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은 염치없는 괴물과도 같았다.
이미 술은 그의 이성을 흐릿하게 만들었고, 지금 그의 눈앞에는 사랑하는 여자가 누워 있었다. 그는 몇 달이나 이 여자를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었다. 같은 공간에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지금 그녀가 무방비한 상태로 그의 앞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 괴물이 언제 튀어나올지 알 수 없었다.
불현듯 그가 저 부드러운 살결을 어루만지고 키스했을 때 그녀가 흘리던 신음이 얼마나 달콤했는지, 그를 원할 때면 욕망으로 짙어진 검은 눈동자가 얼마나 자극적이었는지, 그리고 그녀의 안이 얼마나 황홀했었는지 한꺼번에 떠올랐다. 기억만으로도 죄악이 되는 그 감각들이 삽시간에 치솟자 그는 미칠 것만 같았다.
“젠장!”
그는 주먹을 말아 쥐며 욕설을 내뱉었다. 견딜 수가 없었다. 당장에라도 그녀를 안고 싶었다.
그 밤, 우재는 갈등했다. 그리고 결국 그의 이기심이 이겼다.
“죽어서 지옥에 가라면 가서 벌 받을 거야. 어차피 너 없이 사는 내 인생은 그대로가 지옥이니까.”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2년 차 윤세연.
쌍둥이 동생의 행복을 가로챈 죗값은 너무나 달콤하고 잔인했다.
악마가 주는 기회일지라도 기어이 그가 내민 손을 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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