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다.”
서휘는 기가 막혔다.
재현의 목소리가 너무 다정해서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우리가 이렇게 다정하게 인사할 사이야? 내 기억으론 아닌 것 같은데.”
“우리 햇수로 8년이나 연애한 사이인데, 쌩까면 서운하지 않겠어?”
“3년 전에 헤어진 건 기억 안 나나 보네? 네 기억에는 우리가 아름답게 이별했을지 몰라도,
나는 아니거든? 그러니까 아는 척하지 마.”
재현이 피식 웃었다, 자존심을 지키려는 그녀의 노력이 보여서.
“웃어? 너 내가 진짜 우스워?”
“너 왜 이렇게 됐냐, 윤서휘. 적어도 나 만날 땐, 이렇게 삐딱하게 꼬여 있지는 않았다고.
사실 아까 눈 마주쳤을 때 놀라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지만 설레는 마음이 조금 더 컸어.
그런데 이렇게 보니까 별로 매력 없다.”
8년의 연애, 3년의 이별,
그리고 예기치 못한 곳에서의 당혹스런 재회
3년 만에 천재 포토그래퍼가 되어 나타난 무심한 남자, 천재현과
유난히 매혹적인 붉은 입술로 시선을 사로잡는 여자, 윤서휘의
멈출 수 없기에 여전히 지속되어야만 하는, 끝나지 않은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