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후는 삶을 지루한 싸움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촌스러운 주치의 지수를 만나기 전까지는.
수천만의 사랑을 받아도 주변에 믿지 못할 인간들 뿐인데
어째서 최지수라는 여자에게 자꾸 신경이 쓰이는 걸까.
형님이 먼저라는 건 싫었다.
조용히 죽어줄 수는 있어도 이 여자만은 안 된다.
지수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내려준 선물같았다.
나의 몰핀. 나의 안정제.
“나한테 진짜 무슨 짓 했어요? 이렇게까지 지껄이게 한 여자 처음이라.”
“대체 누구예요. 댁을 그렇게 죽일 정도로 미워하는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