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때문에 친구를 잃었지만 살기 위해 음악을 버릴 수는 없었던 인기가수 서현.
그토록 원했던 피아노로 인해 삶의 전부를 잃어버린 천재 피아니스트 채은무.
“안녕하세요, 채은무 씨. 서현이라고 합니다.”
“사진빨이었네요.”
이 여자가 대체 뭐라는 거지? 사진빨?
자신의 손에 들린 이 악보를 쓴 이가 저 여자가 정말 맞는다면 자신도 한마디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곡 쓴 채은무 씨 좀 불러내 주시죠. 다중이 씨.”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종이 쪼가리가 팔랑거리며 제 손에 떨어졌다.
그런데 이 악보 도둑이 나한테 뭘 맡긴다고?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현이 은무에게 손을 내밀었다.
“잘 부탁해요, 은무 씨.”
작곡자와 가수가 아닌 매니저와 가수로 다시 시작된 그들의 시간.
시간의 영혼이 엮어준 그들의 시간이 지금,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