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포로로 잡혀 있다 겨우 풀려났으나
누명을 쓰고 모든 것을 빼앗긴 여인, 서.
한낱 이름 없는 무수리로 전락한 그녀에게
왕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 사랑을 속삭였다.
“짐이 지금 너그럽게 행동하는 것은 네가 내 것이기 때문이고 어쩔 수 없을 만큼 너를 원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졌다. 왕은 대답을 요구하면서 서의 입술을 주시했다. 입술연지가 완벽하게 칠해진 쪽보다 적당히 지워 낸 쪽이 훨씬 더 색정적이었다.
“정말로 나쁜 후궁이로다. 짐을 이렇게 흔들어 놓고 정작 너는 태연히 상처를 주는구나.”
그녀의 입술을 엄지로 쓸며 왕이 탄식했다.
“짐을 개로 만드는구나. 그래, 좋다. 아예 목줄을 매라. 놓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허하마.”